<프롤로그>
꿈을 꾸고 있다.
몇 번이고 반복했던 것 같은 꿈을.
몇 번이나 봐왔는지도 모르겠는 꿈을...
꿈의 시작은 언제나 기억의 끝에서...
-결정하는 건 너야. 그 누구도 아닌.
언제나 이 말을 끝으로 꿈은 시작한다. 그리고 꿈의 마지막은...... 쓸쓸한 헤어짐의 인사.
재미있었던 기억들은 금방 슬픔으로 변해버린다. 희망은 절망으로 변한다.
세상에 어둠과 빛이 양면으로 존재한다고 하지만, 꿈에선 어둠밖에 존재하지 않는다.
-원망하려면 나를 원망해... 모든 걸 이렇게 만든 나를...
별로 원망 같은 건 하고 있지 않다. 후회는 하지 않고 있으니깐.
재미있었던 일들이 많이 있다. 감사해야할 일들도 있다.
하지만 뭔가 미묘하다. 어째서 가만히 있는 걸까.
-그런 표정 보기 안 좋아. 웃어봐. 이렇게.
웃고 있다. 하지만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.
그래도 나는 알고 있다. 나도 웃고 있다는 것을.
-음... 어떻게 보면 썩 좋은 곳은 아니니깐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아.
처음부터 기대 같은 걸 하지 않았다면, 깨닫는 일도 없었을 텐데. 슬퍼할 일도 없었을 텐데.
나는 용서할 수 없었다.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내 자신을.
-니가 눈을 떴을 땐, 너나 다른 모두가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야. 걱정 하지 마.
가능하다면, 눈을 뜨지 않았으면 한다.
이 상태로 영원히 있고 싶다.
그래. 언제까지나.
그것이 나의 유일한 소망이니깐...
이런 나의 소원, 들어주시지 않을래요....?
석양이 지고 있다. 하늘은 물감을 풀어 놓은 듯이 다홍색으로 물들어져 있었다. 요즘은 볼 수 없는 풍경이다.
여기는 어디지? ...꿈인가?
주변을 둘러보는데, 한 그루의 벚꽃나무가 눈앞에 보였다. 꽤나 큰 나무이지만 ‘크다’ 라던가 ‘멋지다’란 말보단 ‘아름답다’란 말이 더 어울리는 모습이었다.
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왔고, 나무가 흔들리면서 벚꽃 잎이 떨어지기 시작했다. 그 벚꽃 잎들은 바람을 타고 눈처럼 흩날리기 시작했다.
우와..... 굉장해... .........어라?
그 멋진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데, 나무 밑에 누군가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. 한 명의 여자아이다.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를 양 갈래로 나누어 리본으로 묶어두고 있었다. 그 아이는 오른손을 나무에 대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.
.....누구지? 지금 나를 보고 있는 건가...?
계속해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그 여자아이의 머리가 가볍게 흩날렸다.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졌다. 마음속에서 답답함이 느껴졌다. 기분이 나쁘다..
미안...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...
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. 아마 나무 밑의 저 아이의 목소리인 것 같았다.
뭐라고? 무슨 말은 하는 거야? ..........!!!!
여자아이의 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데, 그 아이의 얼굴에는 눈물 한 방울이 흐르고 있었다.
울고 있어? 어째서?
여자아이가 울고 있는 이유는 모른다.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,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. 그러고 있는데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.
이런 짓... 해서는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는 있지만... 알고는 있지만...
그녀의 얼굴에는 더 많은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. 나 때문에 울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,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은 나 역시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이었다.
그러니깐... 그러니깐... 미안해요... 죄송해요...
그 아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눈앞이 새하얗게 변해버렸다. 당황하는 나는 서서히 의식을 잃기 시작했다.
자...잠깐만 기다려! 뭐가 미안하다는 거야! 왜 사과하는 건데?! 대답해!!
나는 필사적으로 외쳐 보았지만,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. 그리고..........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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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끄적끄적 적고 있던 소설도 같이 올리기로 했.
이 소설은 'D.C.ll ~ 다카포ll'라는 미연시의 팬픽..........일거임. 아마도.
-세이토-